- 남미영 기자
- 승인 2026.02.23 08:57
원주의료원 '백발의 서포터즈' 열풍
공공의료 서포터즈,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감 역할
2024년 4명으로 시작…올해 48명으로 대폭 확대
“어르신, 당황하지 마세요. 저랑 같이 천천히 눌러보시면 금방 끝납니다.”
지난 11일 강원특별자치도원주의료원 로비. 노란 조끼를 입은 김영자(72.가명) 씨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스마트폰 문진표 작성을 어려워하는 내원객 곁에서 태블릿 PC를 조작하는 모습이 여느 IT 전문가 못지않게 능숙하다. 김 씨는 원주의료원이 올해 대폭 확대한 ‘공공의료 서포터즈’의 일원이다.
1년 만에 인원 12배 ‘껑충’
원주의료원이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의 활기찬 일터이자 공공 의료의 질을 높이는 상생 모델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업 규모다. 지난 2024년 단 4명으로 시작했던 시범사업은 현장의 뜨거운 호응과 성과에 힘입어 올해 48명으로 규모가 12배나 확대됐다. 2025년부터는 아예 노인 일자리 내에 ‘공공의료 서포터즈’라는 정식 직제까지 신설되며, 병원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파트너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어르신들의 역할 또한 단순한 동선 안내에 그치지 않는다. 키오스크 사용에 서툰 고령 환자들을 위한 ‘디지털 가이드’ 역할을 시작으로 행정 지원, 클린 방역, 검체 운반 등 병원 운영의 전문적인 파트까지 폭넓게 배치되어 활약 중이다.

체계적 교육으로 전문성 강화…“일자리의 격(格) 높였다”
원주의료원은 단순히 일자릿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해 노인 일자리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료원은 매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교육, 고객응대(CS) 전문 교육 등 체계적인 교육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은 ‘단순 근로자’가 아닌 ‘공공 의료 서비스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된다.
참여자 박철수(75.가명) 씨는 “단순 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니 진짜 의료인이 된 기분”이라며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원주의료원은 어르신 서포터즈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환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소프트 파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령 환자들 사이에서는 “젊은 직원보다 어머니뻘 되는 분들의 설명이 눈높이에 맞아 훨씬 편안하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권태형 원주의료원장은 “어르신 서포터즈는 병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들에게 따뜻한 안정감을 주는 큰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어르신들과 상생하는 공공 의료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전국적인 수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